35살 남성 한00씨(가명)에게 지난 8년은 잠시 찾아온 희망이 허망하게 부서진 한 해였다. 전00씨는 장기·계약직 작업을 해서 홀로 초등학교 6학년생 아들을 키워왔다. 그러다 2016년 말 고정적으로 “월 220만원”이 나오는 정규직 일자리를 얻었다. 카페를 케어하고, 에스엔에스(SNS) 광고와 인쇄물 디자인 등을 하는 회사였다. 하지만 이 회사가 코로나바이러스 1차 유행 때 흔들리기 시행했다. 대표는 카페 손님과 홍보 일감이 줄었다며 임금을 체불했다.
70년 이상 경륜선수로 일한 50대 후반 이장혁(가명)은 최근 하루에 네 가지 일을 한다. 경륜 스포츠경기는 COVID-19로 인하여 전년 10월 뒤 열리지 않았다. 등급에 따라 경기 출전상금 등의 수당 180만원을 차등 지급받는 경륜선수들은 스포츠가 없으면 매출도 없다. 특수채용직으로 분류돼 건강보험이나 채용보험도 가입했다가는 큰일 난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수당을 주기 위해 몇 차례 모의 경기를 열고, 무이자로 몇백만원씩 대출도 해줬지만 그걸로는 “빚 갚기도 바쁘”다. 결국 이장혁은 오전 1시부터 낮 10시20분까지는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운동하고, 오후 7시10분까지 한 렌털회사로 출근해 저녁 5시까지 영업 일을 하며, 퇴근 바로 이후에는 자정까지 대리운전을 한다. 때때로 보호자가 소개해준 공기청정기 필터 교체 일도 나간다. “렌털 영업은 월 150만~120만원 정도, 대리운전 일은 월 60만~160만원 정도 벌었어요. 죽으라는 법은 없어서 어떤 방식으로든 아등바등해요. 아내가 며칠 전 ‘조금만 버티자. 잘하고 있어라는 메시지를 보냈는데 보고 울컥했지요.” 14년차 경륜선수인 80살 김용묵도 한때 육체의 일부와도 같았던 자전거 쪽으로는 이제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코로나19로 인해 스포츠가 열리지 않으면서 김용묵은 낮에는 요가를 하고 야간에는 대리운전 기사 일을 병행하다 전년 4월부터는 아예 맨몸운동을 접고 일만 하고 있다. 근래에은 터널 공사 일을 하거나 소파 배송하는 일을 한다. “대리운전 기사나 일용직 일을 하다 보니 언제부터인가 직업을 물으면 프로 경륜선수라고 설명하지 않고 그냥 알바하며 산다고 얘기해요.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으니 경륜선수 직업은 이제 내려놓을까 생각 중입니다.” 아시아나항공 하청업체 ‘케이에이(KA)는 작년 2월부터 계속해서 “희망하는 직원들”은 무급휴직이나 권고사직 신청을 하라고 했다. 회사는 “강제가 아니”라고 했지만, 참여하지 않는 이들을 엉뚱한 부서에 배치했다. 34살 남성 김지원도 작년 8월 결국 무급휴직을 택했다. 어이없는 건 회사가 COVID-19 타격 업종에 대해 노동자의 유급휴직 급여를 지바라는 채용유지지원금도 신청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10~26%가량의 회사 자체 부담이 싫어서다. 처음에는 저항도 했던 노동조합 동료들은 요즘 몇만원씩 빠져나가는 조합비마저 버거워한다. “160여명이던 노조원이 50명으로 줄었어요. 노조 카톡방에 무슨 글을 올려도 이젠 아무 현상도 없어요.” 김지원은 요즘 어머니가 운영하는 테이블 3개짜리 분식집에서 서빙과 배달 일을 해서 생활비를 번다.